창원시 진해구 4개 구역서 이동권 조사
경사·노면 파손·점자블록 미비 등 확인
구체적으로 보면, 풍호동 공공기관 주변은 종단 경사가 기준치를 넘어 휠체어 이동이 사실상 어려웠다. 가로등이 보도 반대 방향을 비춰 야간 시야 확보가 힘들었다. 노면 요철과 이끼로 미끄럼 위험이 컸다. 점자블록은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다. 버스정류장에는 휠체어 대기 공간이 하나도 없었다.
자은동 신설도로는 종단·횡단 경사가 동시에 발생해 전동스쿠터가 한쪽으로 쏠리는 위험이 있었다. 배수로·포장 블록 단차(최대 4㎝), 과밀 설치된 볼라드, 장애인 음향신호기 4기 전체 고장 등도 발견됐다. 인도와 인접한 건물 주차장은 차도·보도 간 경계가 없어 차량 후진 때 보행자 충돌 위험이 컸다.
석동 생활상권 구간에서는 가로수 뿌리 문제로 블록이 상승한 점을 비롯해 노면 박락, 점자블록 위치 오류 등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상가 진열대와 광고물, 흔들풍선 등이 인도 위로 확장돼 보행폭이 크게 줄어든 곳도 많았다. 버스정류장은 접근성이 부족했다. 야간 조도와 폐쇄회로(CC)TV·안심벨 등 안전시설은 거의 없었다.
덕산초·풍호초 일대는 최소 보행폭이 90㎝까지 좁아 휠체어 통행 자체가 어려웠다. 급경사 구간에도 난간이 설치되지 않았다. 배수로 덮개 틈새가 넓어 바퀴 빠짐 사고 위험이 있었다. 전동 퀵보드·자전거가 보행로를 상시 점유해 통행 불편 문제가 심각했다.
조사 참여자들은 창원시에 △경사·단차·파손 구간 정비 △점자블록·촉지판 개선 △보행 방해물 정비 △주차장-보도 경계 안전장치 설치 △공공건축물 접근성 강화 △야간 조도 확보 △CCTV·안심벨 확충 △상가 밀집 지역 접근성 개선 △정기 모니터링 제도화 등을 권고했다.
지체장애인 박길섭(60) 씨는 “어린 시절부터 겪은 지역 환경은 지옥과도 같았다”며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이동 문제는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턱과 계단 문제로 가고 싶은 곳을 가지 못하는 일이 부지기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인도 상태는 휠체어 생활자에게 생명과 직결된다”며 “보도블록 교체 공사는 자주 보이지만 정작 필요한 인도의 위험 요소는 방치돼 있다. 장애인 담당 부서가 장애인과 함께 현장을 직접 살펴봐 달라”고 말했다.
백연연 디딤장애인성인권지원센터장은 “이동권은 단순한 편의 차원을 넘어 시민의 존엄과 평등을 보장하는 기본권”이라며 “도시 설계가 다양한 능력과 조건의 시민을 고려할 때 비로소 포용도시가 완성된다. 이번 조사가 장애인친화도시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기초 자료가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원시는 이번 조사 결과를 참고해 이동권 보장 관련 5개년 계획을 내년 중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노인장애인과 관계자는 “교통과를 비롯한 여러 부서가 함께 머리 맞대야 이동권 보장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며 “당장 우리 부서에서 무엇을 하겠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내년에는 이동권 보장을 목적으로 한 용역을 진행할 예정이다. 5년 단위 계획도 새로 수립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
경남도민일보 최석환기자 (https://www.ido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