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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이들과 함께 걸어가는 희망의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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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일부터 1형 당뇨병을 포함한 ‘췌장장애’가 국내 16번째 법정 장애 유형으로 시행된다. 장애 유형 신설은 2003년 이후 23년 만이다. 법적 근거는 마련됐지만 실제 장애 인정이 어떤 기준과 방식으로 이뤄질지를 두고 의료계와 환자 단체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10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복지부는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췌장장애를 신규 장애 유형으로 편입한다. 췌장의 내분비 기능이 영구적으로 손상돼 외부 인슐린 투여 없이는 혈당 조절이 어려운 경우가 장애 등록 대상이다. 그동안 제도권 밖에 머물렀던 일부 1형 당뇨병 환자도 장애인 복지 체계로 편입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다만 세부 판정 기준을 둘러싼 해석 차이는 여전히 남아 있다. 보건복지부 고시 ‘장애정도판정기준’은 췌장장애를 ‘6개월 이상 적극적인 인슐린 치료에도 불구하고 호전이 없는 중증 내분비 기능 장애’로 규정하고 있다. 다회 인슐린 주사 요법이나 인슐린 자동주입기 사용 이력, 치료 지속성 등이 요건으로 제시돼 있으나 특정 수치 기준은 고시에 명시돼 있지 않다.
의료계에 따르면 실제 판정 과정에서는 췌장 기능 저하를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검사 결과가 핵심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인슐린 분비 상태를 반영하는 C-펩타이드(C-peptide) 검사가 중요한 참고 지표로 거론된다. 의료 현장에서는 혈당 농도 140㎎/dL 이상 상태에서 측정한 C-펩타이드 수치가 활용될 수 있으며 0.6ng/mL 미만 여부가 하나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때문에 고시 문구와 판정 실무 사이의 해석 간극이 제도 시행 과정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이 같은 쟁점은 최근 국회에서 열린 ‘췌장장애 원년, 조속한 정착을 위한 과제를 논하다’ 토론회에서도 제기됐다. 김대중 대한내분비학회 대정부정책특임이사는 “국내 1형 당뇨병 환자는 약 5만명으로 추산되지만 현재 논의되는 C-펩타이드 기준을 적용하면 장애 인정 대상은 1만~1만5000명, 즉 20~30% 수준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장애 판정의 본질은 혈당 관리가 극도로 어렵고 일상생활에 심각한 제약을 받는 환자를 보호하는 데 있는데 실무적으로는 C-펩타이드 수치 하나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가 됐다”며 “수치 기준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반복적인 케톤산증, 저혈당 혼수 등으로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된 환자들을 포용할 수 있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C-펩타이드 중심 판정이 곧바로 환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해석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재현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췌장장애 판정의 핵심은 1형이냐 2형이냐 같은 발병 원인이 아니라 현재 췌장 기능이 회복 불가능한 수준까지 저하됐는지 여부”라며 “C-펩타이드는 외부 인슐린 투여와 무관하게 실제 췌장 내분비 기능 상태를 반영할 수 있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국내 성인 당뇨 환자는 교과서적으로 전형적인 1형·2형으로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처음에는 2형으로 진단됐더라도 장기간 경과 후 췌장 기능이 소실된 환자도 있고 이런 경우 진단명과 무관하게 장애 판정 대상이 될 수 있도록 기준이 설계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C-펩타이드를 한 번의 검사 결과로 단순 적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반복 측정과 혈당 조건을 함께 고려하도록 돼 있다”면서도 “다만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의 경우 C-펩타이드 수치 해석에 주의가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제도 시행 초기에는 현행 고시 기준에 따라 췌장장애 제도를 운영하되 등록 과정에서의 혼선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는 지자체 담당자와 국민연금공단 심사 인력을 대상으로 한 사전 교육을 통해 행정 절차를 정비하고 시행 과정에서 드러나는 문제는 데이터 축적과 현장 의견을 바탕으로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췌장장애 도입은 인슐린 의존 상태로 인한 삶의 제약을 제도적으로 인정한 첫 조치다. 다만 판정 기준이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느냐에 따라 제도의 체감도와 실효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제도 취지와 판정 구조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안내가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C-펩타이드(C-peptide)= 인슐린이 생성될 때 함께 분비되는 물질로, 췌장에서 실제로 인슐린이 얼마나 분비되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외부에서 투여한 인슐린에는 C-펩타이드가 포함되지 않아 췌장 기능 평가에 활용된다.
출처 : 여성경제신문 김정수 기자(https://www.womaneconomy.co.kr)